전진당 집권 기회 사라져…탁신계 프아타이당 중심 정부 구성 속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헌법재판소가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의 의회 총리 선출 2차 투표 무산과 관련해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 5월 14일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 피타 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총리가 될 기회는 사라졌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헌재는 이날 피타 대표의 총리 후보 재지명을 허용하지 않은 의회 결정이 위헌인지 판단해달라는 청원을 각하했다.
헌재는 피타 후보 본인이 포함되지 않은 청원인들은 권리를 침해당한 바가 없으며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기 때문에 청원을 제기할 자격이 없어 해당 사안을 심리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은 야권 7개 정당과 연합해 연립정부 구성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서 피타 후보가 단독 후보로 지명됐지만 과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야권 연합은 지난달 19일 다시 피타 대표를 후보로 지명했지만, 거부된 안건을 같은 회기에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돼 2차 투표가 무산됐다.
이 결정에 전진당 측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옴부즈맨사무소에 문제를 제기했다.
옴부즈맨사무소는 지난달 24일 헌재에 판단을 구하면서 판결 때까지 총리 선출 투표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진당의 집권 실패 이후 제2당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당이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았으나 총리 선출 투표가 지연돼왔다.
피타 후보의 후보 재지명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의회는 다시 총리 선출 절차를 밟게 됐다.
부동산 기업가 출신인 세타 타위신을 총리 후보로 정한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제하고 보수 세력과 연대해 정부 구성을 추진 중이다.
현 정부의 부총리 겸 보건장관인 아누틴 찬위라꾼이 이끄는 제3당 품짜이타이당은 전진당이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프아타이당과 연대하기로 했다.
군부 진영을 대표하는 두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과 루엄타이쌍찻당(RTSC)도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당은 "국민의 뜻이 왜곡된다"며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아타이당이 친군부 정당과 협력하면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 집권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총선 이후 3개월여간 태국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어왔다. 다음 총리 선출 투표는 이르면 오는 18일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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