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북한이 18∼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세계선수권대회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가운데 이 대회에서 국제기구의 제재를 어기고 북한 국기가 게양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17일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대회 개·폐막식과 메달 수여식 때 북한 국기가 게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2021년 10월 북한의 반도핑기구가 국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국기 게양을 금지했다.
만약 카자흐스탄 대회에서 북한 국기가 게양된다면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WADA의 제재 해제에는 북한의 반도핑 기관에 대한 외부 감시단의 6차례 이상 시찰 등 시정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코로나19 대책으로 국경 왕래를 엄격히 제한했으며, 이에 따라 감시단의 입국이 허용되지 않아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재를 위반하면서 국기를 게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이번 행사가 북한이 주도하는 ITF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전체 참가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0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북한 관계자는 교도에 "북한 정권 지도부도 국기 게양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스포츠를 국위 선양의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스포츠 진흥을 강조한다.
북한 선수단은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 문을 닫은 지 3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날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압록강철교(중국 명칭은 중조우의교)를 건너 중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수단은 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뒤 향후 항공편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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