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후 최대 낙폭…기업실적도 금리인상 앞에 힘 못 써
23일 실적 발표하는 엔비디아, '하락 추세' 전환점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100지수는 17일(현지시간)까지 3일간 3.2% 하락했다. 지난 2월 이후 3거래일 하락으로는 최악의 기록이다.
나스닥 100지수는 이날 14,715.81을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1.08%(160.66) 떨어졌다. 지난 15일부터 3일 연속 1% 이상 내렸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도 투자자들 사이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주가에 부담이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33%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고점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주택 착공이나 소매 판매, 실업수당 청구 모두 현재의 견고한 경제 모습을 강화하면서 연준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7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8을 돌파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 내 분위기 파악을 위해 다음 주 잭슨홀 미팅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과 관련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위 '연준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양호한 기업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 13일 JP모건의 실적 발표에서 시작된 어닝 시즌이 이날 월마트의 실적 공개로 사실상 종료됐는데, 이 기간에 S&P 500지수는 2.3% 하락했다.
당시 JP모건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날 월마트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했으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이런 지수 하락은 지난 20년간 실적 발표 때 3분의 2가 상승한 추세와도 대조적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80%가 기대치를 상회하는 등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로 퇴색됐다.
JP모건의 최근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연준이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시장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오는 23일 예정된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S&P 500의 어닝 시즌 약세가 뒤집힐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지난 5월 예상치를 뛰어넘은 애널리스트들의 엔비디아 매출 전망은 주식 시장의 광범위한 상승을 이끌었다.
크로스비는 "엔비디아가 지난 분기처럼 나온다면 대형 기술주 주도의 상승이 과장됐다거나 인공지능(AI) 혁신에 대한 희망에만 기반하지 않았음을 시사할 수 있다"며 "전체 시장에 의미 있는 모멘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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