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이 자국 출신의 미국 국적자를 간첩 혐의로 구속했다고 로이터·타스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역 법원은 이날 간첩 혐의를 받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미국인 진 스펙터에대한 구속을 허가했다.
스펙터의 상세한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스펙터 사건 자료가 기밀로 분류돼 재판도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재판 결과 유죄가 확정될 경우 스펙터는 10~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아직 논평할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그동안 '뇌물 제공 중개죄'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복역해 오던 스펙터가 형기를 마치고 이달 19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스펙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생해 성장한 뒤 미국으로 이주해 국적을 취득했으며,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러시아 암치료제 전문 제약회사의 사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5~2016년 제3자의 요청으로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당시 부총리의 보좌관에게 거액의 뇌물을 전달하는 일을 도운 혐의로 3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그는 해당 사건과 관련 2020년 2월 19일부터 구속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오는 8월 19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스펙터가 미·러 관계에서 민감한 사안인 간첩 혐의로 재차 구속됨에 따라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전으로 최악의 갈등 상태에 있는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2명의 미국인을 간첩 협의로 구금하고 있다.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러시아 특파원인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지난 3월 말 러시아 정보기관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으며, 미 해병대 출신으로 기업 보안 책임자로 일하던 미국인 폴 휠런도 2018년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간첩 혐의로 체포당해 구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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