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첨단기술제품 손에 못넣도록 해야" 제재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격추된 러시아군 최신 공격헬기 Ka-52에서 서방과 아시아 국가들이 생산한 첨단 부품이 나왔다고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우리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Ka-52를 조사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회전익기에는 서방과 아시아 국가에서 온 첨단 부품들이 들어 있다"며 반도체와 처리장치, 플래시메모리, 집적회로, 수신기, 선형안정기 등의 이런 부품 없이는 Ka-52는 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늘 격추된 Ka-52 헬기 두 대는 외국 부품 없이는 비행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관련 정보를 협력국들과 공유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일부가 반영됐으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a-52를 격추한 건 정말 좋은 일이지만, 러시아로부터 이걸 생산할 기회를 박탈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면서 "러시아 군산복합체가 첨단기술제품을 손에 넣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에만 자포리자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 Ka-52 공격헬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러시아군을 자국 영토에서 몰아내기 위한 '대반격' 작전에 착수한 우크라이나군은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30㎜ 기관포와 대전차 유도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러시아군 Ka-52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무기에서 외국 부품이 발견된 것은 Ka-52가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작년 우크라이나군이 노획한 러시아군 정찰용 드론(무인기)에는 프랑스제 카메라를 비롯, 세계 각국에서 제조된 부품이 들어 있었다. 러시아군이 사용한 이란제 자폭 드론에도 서방이 생산한 장비가 탑재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현재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로 서방제 첨단부품과 기자재를 직접 수입할 길이 막히자 제3국을 통해 우회수입하거나 군사용으로 사용가능한 이중용도 물품을 전용해 무기 생산을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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