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소비재·카지노 등 중국 관련 기업에 두루 여파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서 중국과 관련된 미국 기업의 주가와 투자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CNN비즈니스는 17일(현지시간) 중국 경제의 곤경은 미국 주식 보유자에게도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회사 엑샌티의 전략전문가인 앨릭스 이트러는 CNN비즈니스에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동력이었다"며 이는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도 늦춰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CNN비즈니스는 중국 경제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면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도 손해를 보게 된다며 애플, 인텔, 포드, 테슬라 등을 대표적인 업체로 소개했다.
이들 기업 모두 중국과 대규모 제조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타벅스, 나이키 등도 중국 소비자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에서 매출의 68%를 얻고 있는 카지노 회사 LVS가 중국 경기 후퇴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LVS는 올해 초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작성한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S&P500 기업' 명단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VS의 주가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지난 30일 동안 거의 10% 하락했다.
반도체 제조사 퀄컴도 '중국 노출률'이 67%에 달했다. 역시 주가는 지난 30일 동안 거의 11%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명단 상위 25개 사에는 테슬라, 인텔을 비롯해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윈리조트, MGM리조트 등도 포함됐다.
중국에서 직접 판매 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조차 중국발 경제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트러는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경우 중국과 많은 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성장이 둔화하면 유가가 하락하기에 역시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엑손모빌의 주가 역시 지난주 약 5%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이미 줄어든 상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중국에 대한 작년 미국의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투자는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통계에 따르면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자산운용을 비롯해 무어 캐피털 관리, D1 캐피털, 타이거 글로벌 등 대형 헤지펀드사들도 올해 2분기 들어 중국 투자를 줄였다.
이런 상황은 중국 정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직접투자 채무액은 49억달러(약 6조5천5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7%나 감소했다. 직접투자 채무액은 신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를 나타낸다.
중국 경제는 현재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수출·소매 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여러 경제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와중에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에 몰리는 등 갈수록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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