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금융 노출·신뢰 추락…당국, 태스크포스 구성
인민은행, '통화 완화' 신호…지급준비율·금리 인하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그림자 금융의 위기에 따라 숨어 있던 중국의 금융 불안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상품을 일컫는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3조달러 (약 4천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일주일 전만 해도 거의 주목받지 못하던 자산 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이 이제는 중국의 취약한 금융의 상징이 됐고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 간 신뢰도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1조 위안(182조원) 이상 규모의 중즈그룹과 함께 계열 신탁회사들은 고객 수천 명에 대한 현금 지급을 중단한 후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사태가 확산할 수 있는 중대성 탓에 중국 당국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중즈그룹은 구조조정을 위해 회계컨설팅사 KPMG와 계약을 맺었다.
중즈그룹의 유동성 위기 소식에 고객들 시위와 함께 중국 자산의 폭락, 위안화 가치의 16년 만의 최저치 근접 등이 이어졌다.
BK 에셋 매니지먼트의 캐시 리엔은 중즈그룹의 미지불 자금이 늘면서 "문제가 커질 것"이라며 중국에 대해서는 "신뢰의 위기"라고 말했다.
중즈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중룽(中融)국제신탁은 10대 신탁회사로,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의 자금으로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고 일반은행에 접근할 수 없는 회사에 대출도 한다.
하지만 최근 만기가 된 상품의 투자자들에게 현금 상환을 하지 못했고 10여개 이상 상품에 대한 지급도 연기한 상태다.
정보제공업체 유즈 트러스트(Use Trust)에 따르면 중룽은 올해 만기 예정인 총 395억 위안(7조2천억원) 규모의 상품 270개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으로는 중국 신탁회사들은 잘 드러나지 않은 채 운영되지만, 중국 전체 대출의 거의 10%를 차지한다. 중룽도 총자산 6천290억 위안(115조원) 중 670억 위안(12조3천억원)이 부동산 부문에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소위 신탁산업으로 언급되는 2조9천억 달러 규모의 그림자 금융 시장에서 중룽은 주요 기업 중 하나다.
중룽 같은 신탁회사들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연 6~8%의 이자를 제시하는데, 이는 다른 은행이 유사 상품에 주는 이자의 배 수준이다.
이들 회사는 과도하게 부동산에 노출됐고, 부동산 침체는 중룽과 같은 신탁회사들에 현금 경색을 불렀다. 부동산 투자는 가격 기준으로 디폴트의 74%를 차지한다.
유즈 트러스트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약 440억 위안(8조원)에 달하는 약 106개의 신탁 상품이 디폴트(채무불이행)될 정도로 신탁업계의 문제는 새로운 것이 없다.
하지만 중즈의 규모가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추가적인 통화 완화의 신호를 보냈으며 시장에서는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의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발표한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거시정책 조정 강화"를 다짐하며 통화 완화 등 정책적 지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위안화의 과도한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다음 달에 지급준비율을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4분기에도 같은 규모로 지급준비율을 더 낮추고 금리도 10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도 인민은행이 곧 지급준비율을 25bp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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