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의 협력에 초석이 되는 것은 굳건한 양자관계"라며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이후 본격화된 한일 관계 개선을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담이 양국 정상과 "신뢰 관계를 더욱더 깊게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다음은 기시다 총리의 모두 발언 전문.
『먼저 산불이 하와이 마우이에 초래한 심대한 피해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세상을 떠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저희는 피해자 구호를 위해 2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으로서는 이재민 구호와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갈 것이다.
오늘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해 세 정상이 대단히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드린다. 바이든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더욱더 깊게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다자 회의를 이용한 회담이 아니라 단독으로 한미일 간의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곳 캠프 데이비드에서는 수많은 역사적인 회담이 개최돼왔다. 그 역사에 맞게 새로운 한 장을 새기게 된 점에 대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미일 3국의 협력에 초석이 되는 것은 굳건한 양자 관계다. 우리 세 정상은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실천해 왔다. 올해 1월에 제가 미국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 윤 대통령이 3월에 일본을 방문하고 4월에 미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5월에는 저도 한국을 방문해 상호 간의 관계를 강화해왔다.
법의 지배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의해 국제사회는 그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는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계속되고 있고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위협도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3개국의 전략적 협력 잠재성에 꽃을 피우는 것은 우리에게 필연적인 일이며 시대의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 세 정상은 한미일 파트너십의 새 시대를 열어 간다는 결의를 보여준다.
앞으로 우리 3개국 정상이 협력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을지 세 가지 관점에서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는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강화해 한미일 3개국의 안전 보장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미일 간 공동 훈련을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작년 11월에 합의된 북한의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에 대해 초기적인 조치를 실시해 금년 말까지 메커니즘 실행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중요한 자금원이라고 볼 수 있는 사이버 활동에 대한 한미일 실무 그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두 번째로는 한미일 간의 협력 추진과 그 분야의 확대다. 북한과 관련한 대응에 있어서 지역 억제력과 대처력 강화와 함께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공조 강화를 확인함과 아울러 2024년 한미일 3개국이 이사국으로 참여하는 유엔 안보리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가기로 뜻을 모았다. 동시에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도 인식을 공유했다.
저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시간적 제약이 있는 인도적인 문제라는 점을 말씀드렸고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지지 표명을 다시 얻었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대화 그리고 개발 협력 등을 통해 협력하고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에 대해 해양 안전 분야의 역량 구축 지원에 관해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또 경제 안보 분야에서는 중요 기술에서 협력하고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에 대해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세 번째는 한미일 간 협력 틀을 정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3국 간의 협력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것으로 강화해 나가는 토대를 만든다. 한미일 간 정상회의를 적어도 연간 1회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외교장관, 국방장관, 국가안보실 간 회의도 각각 연간 1회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재무, 상무 분야 장관 회의도 개최해 나갈 것이다.
국제사회가 역사적인 전환점에 있는 가운데 오늘 발표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한미일 간 협력의 새로운 나침반으로 삼고 공동성명,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제시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앞으로 강력하게 실행에 옮겨 나아갈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과 함께 법의 지배에 입각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키고자 앞으로도 한미일 3국의 전략적인 협력을 한층 더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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