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협력강화 이어 인태지역 공들이기
첨단기술 지원 추진…중국과 갈등 겪는 남중국해 생산기지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베트남과의 전략적 제휴에 나선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베트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합의에 서명할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이번에 체결될 합의에 따라 최근 반도체, 인공지능(AI) 개발 등 첨단기술 분야 개발에 나선 베트남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양국 간 새로운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시절 맺은 포괄적 동반자 협정에 따라 공중 보건, 베트남 해안 경비대 지원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양국 관계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소식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영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가운데 전해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근처에 있는 미국 대통령 휴양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3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규칙에 토대를 둔 국제질서를 강조하며 대중국 견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점을 볼 때 베트남과의 이번 제휴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또 하나의 성공적 외교 이니셔티브라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베트남과의 전략적 제휴 배경에는 베트남을 중국보다 미국에 더 가까이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제휴를 통해 중국 세력이 커지고 있는 인태 지역에서 미국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해설했다.
이날 소식이 남중국해를 둔 베트남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중국은 남중국해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자의적으로 선을 긋고 그 안에 인공섬을 세워 군사 기지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달 초 중국이 영해라며 그은 '남해 구단선'이 나오는 지도가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 포함되자 극장 상영을 제지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스콧 마시엘은 미국이 이번 제휴를 통해 베트남에 양국관계 개선이 우선순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가 감축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국을 일부 대체할 저비용 생산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미국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다고 해서 베트남이 중국과 완전히 멀어지는 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마시엘 전 부차관보는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만족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에 대항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들(베트남)은 매우 신중하게 (관계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베트남의 열악한 민주주의 및 인권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수석 국방 분석가 데릭 그로스먼은 "베트남 인권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면서 "이번 제휴에 경악하는 사람이 분명 나올 것이며, 이들은 (제휴를) 베트남 내 악화하는 인권 상황을 무시한 채 중국에만 대항하는 현실 정치적 방식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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