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FP 기술력 고도화 방증"…"신제품 성능 검증 안돼" 의구심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10분 충전에 400㎞ 주행"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이 이처럼 성능을 대폭 향상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중국에서 새 LFP 배터리 '선싱'을 선보이고 올해 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CATL에 따르면 선싱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충전되는 전기차 배터리다.
10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고, 완전 충전에는 15분이 걸리며 최대 주행 거리는 700㎞라고 CATL은 밝혔다.
중국이 주력으로 삼는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채택이 느는 추세다.
그동안 LFP는 한국이 주력으로 삼는 NCM에 비해 주행거리 등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CATL이 발표한 선싱은 LFP의 기술적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CATL과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국내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373220] 부회장은 지난 18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ATL의 배터리 신제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CATL이) 잘하고 있다"며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의 기술력을 어느 정도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CATL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이 발표한 스펙만 놓고 봤을 때는 상당히 획기적 제품"이라며 "다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서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CATL이 공격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맞지만, 과연 발표한 내용이 당장 실현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력도 갖춰나가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면서 "경쟁을 통해 기술 발전을 이끄는 좋은 자극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6.8%로 1위를 유지했다.
CATL은 비(非)중국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은 27.2%로 2위를 차지했다.
비중국 시장 1위 LG에너지솔루션(28.7%로)과의 점유율 격차는 작년 동기 8.4%포인트에서 1.5% 포인트로 줄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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