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인 2명이 무장 괴한의 총기 난사에 사망한 직후, 인근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 들어가 보복 폭력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서안 북부 후와라 마을에 인근 정착촌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몰려가 폭력을 행사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착촌 주민들은 차량과 가옥에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장 영상을 보면 인근에 있던 이스라엘 군인들은 불을 껐지만, 정착촌 주민들의 폭력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정착촌 주민들의 폭력 행사는 직전에 벌어진 무장 괴한의 이스라엘인 살해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앞서 이 마을 세차장에서는 무장 괴한이 이스라엘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60세 이스라엘 남성과 그의 28살 아들이 목숨을 잃었다.
달아난 무장 괴한은 아직 체포되거나 사살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압둘 라티프 알카누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우리 국민(팔레스타인)을 보호하고 이스라엘의 점령 범죄에 대응하는 저항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총격 사건 직후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은 유대 사마리아(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식 명칭)를 공격하라. 우리는 정착촌 건설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선동했다.
그는 이어 "테러로는 우리 땅에서 우리를 몰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와라 마을에서는 지난 2월에도 유대인 2명이 무장 괴한의 총격에 사망한 뒤, 정착촌 주민들의 보복 폭행과 방화가 있었다.
지난해 초 이스라엘군이 테러 용의자 검거 등을 이유로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수색을 강화한 이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과 보복성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무력 충돌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218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인도 30명이 희생됐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