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단체장과 면담…일본정부, 내일 각료회의서 방류 일정 확정할 듯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21일 어민 단체장과 면담했으나,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을 만나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어업인이 지금까지처럼 어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해양 방류를 실시하는 이상 안전하게 완수할 것, 또 안심하고 생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계속 취할 것을 향후 수십 년에 걸쳐서라도 전적으로 책임지고 대응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리수 처분에 대한 정부 방침을 이해해주길 다시 한번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카모토 회장은 "반대라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전어련은 지난 6월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특별결의를 채택하기도 했다.
사카모토 회장은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는 우리 어업인도 심화했지만, 과학적 안전과 사회적 안심은 다른 것이며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서 소문(풍평)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어민 단체에 오염수는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관계 각료회의를 개최해 안정성의 확보, 소문 대책의 대처 상황, 향후 대처에 관해 확인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엔(약 2천800억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엔(약 4천600억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놓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어업인 지원 예산 확보를 요구하는 전어련의 요청에 대해 "처리수 영향에 드는 필요한 예산에 대해서는 수산 예산과 별도로 정부 전체 차원에서 책임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이 이미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사실상 수입 규제를 시작했으며 오염수 방류 이후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민들의 명시적인 반대에도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오염수 방류 개시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사카모토 회장은 전했다.
하지만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22일 오염수 방류 시기를 판단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2일 기시다 총리, 니시무라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 관계 각료가 참가한 회의를 열어 오염수 방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대체로 이달 중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달 초에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이 재개되는 만큼 이 때문에라도 이달 중 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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