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속 부동산업계 경영난 가중…지방정부들 잇단 노동자 보호 대책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베이징시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농민공의 임금 체불 금지 등을 명확히 규정한 새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장기 침체를 겪는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농민공이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당국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건설 영역 농민공 임금 전용 계좌 관리 규범화에 관한 통지'를 내놨다.
농민공은 농촌에 후커우(戶口·호적)를 두고 도시에 나가 일하는 기층 노동자로, 중국 일선 산업 현장의 주력군이다.
'통지'가 규정한 농민공 전용 계좌는 시공 도급 사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 개설해 농민공에 임금을 주는 데 활용하는 계좌다.
베이징시 당국은 건설업체가 시공 계약에 약정된 금액이나 비율에 따라 제때 농민공 임금을 입금해야 하며, 지급 주기는 1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임금은 월별로 전액 지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당국은 아울러 농민공 전용 계좌를 관리하는 은행에 임금이 다른 계좌로 흘러가지 않는지 등을 관리·감독할 책임을 부여했다.
또 지금까지 만들어진 농민공 임금 전용 계좌를 전수조사해 문제를 살피는 한편, 앞으로 임금 지급 문제 소지가 있는 계좌에 대해서는 예비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신경보는 "사업 자금과 임금의 분리 관리와 임금 전액 지급 등을 확실히 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 체불을 근원부터 해결하려는 조치"라며 "감독 부문이 실시간으로 전용 계좌 데이터와 이상 상황을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농민공은 2억9천562만명으로 전년보다 311만명 늘었다.
최근 베이징시뿐만 아니라 광둥성이나 톈진시 등 농촌에서 이주한 농민공들이 몰리는 지방 당국들은 잇따라 건설 농민공 임금 체불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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