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액 1천834억∼3천668억원 수준…중앙정부 "지급안하면 처벌"
당국, 외환시장 개입 강화…위안/달러 환율 진정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일부 지방 정부가 부동산업체들에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중국매체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여러 민영 부동산기업의 지역 책임자들은 일부 지방정부의 관련 채무액이 10억∼20억 위안(약 1천834억∼3천668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채무는 주로 지방정부가 업체에 돌려주기로 한 토지사용권 매매 관련 수수료, 토지자산증가세에 대한 환급금 등이다.
최근 1년여간 이들 기업은 유동성 압박 해소 및 이미 진행 중인 주택 공사 마무리 등을 이유로 지방정부들에 채무를 조속히 갚도록 요청해왔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톈진시와 허난성 정저우시 정부 등은 최근 관할 구·현 정부 등에 채무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정부의 채무는 부동산업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지난달 중국 중앙부처인 주택·도시농촌건설부의 업계 간담회 당시 소비재·건설 부문 기업들도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행장이 주재한 민영기업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거론됐다.
게다가 중국 중앙정부가 민영 부문 부양책의 일환으로 지방정부들에 채무 문제를 해결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달 초 민영 기업에 지급 의무를 다하지 않는 지방정부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주 수입원인 부동산 관련 세수가 감소한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도 녹록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한편 전날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해 연 3.45%로 낮추면서도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동결했다.
부동산 부양 효과가 제한적임에도 5년 만기 LPR 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나친 위안화 약세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안화 매도세 및 외국자본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고시환율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국영 은행들이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당국은 위안화 하락 베팅에 드는 거래비용도 올렸다.
17일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찍으며 2007년 고점을 향했던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중국 당국의 개입 속에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한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7.3103위안보다 낮은 7.1992위안으로, 2018년 집계 시작 후 둘 사이의 격차가 0.1111위안으로 가장 컸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53분 기준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13위안 오른 7.2846위안,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0.0137위안 내린 7.2894위안을 기록, 7.3위안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다만 JP모건체이스·노무라홀딩스·UBS자산운용 등은 연내 위안화 약세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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