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 탑승 가능…中에 발묶인 유학생·대사관 직원 등 귀국한 듯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북한과 중국의 하늘길이 22일 3년 7개월 만에 재개되면서 첫 항공편 탑승자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9시 17분께(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했다.
이어 오후 1시 36분께 북한 주민들을 태우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평양발 여객기에 탑승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각국 취재진이 공항 입국 게이트 앞에서 북한 주민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
북한 주민들은 해외에 나갈 때 가슴에 인공기 배지를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북한 주민으로 보이는 남성 한 명이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왔지만, 고려항공 여객기 탑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성은 몇 년 만에 중국에 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고, 그를 마중 나온 북한 남성이 "아니야, 여기서. 아니야"라고 말한 뒤 성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여객기를 타고 중국을 떠난 북한 주민은 적지 않았다.
서우두 공항 출국장 고려항공 체크인 창구는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20∼30대 청년들이 다수였고, 40∼50대로 보이는 남성들도 일부 있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북·중 교류가 끊겼다는 사실을 반영하듯 하나같이 카트마다 짐을 가득 싣고 있었다.
주중 북한대사관 내에는 중국을 일시 방문하거나 해외를 오가는 북한인을 위해 400여명 규모의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국경 봉쇄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학생 300∼400명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기타 등 악기를 소지한 젊은 여성들도 포착됐다. 이들은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로 추정된다.
또 2021년 임기가 끝난 지재룡 전 주중 북한대사도 이날 여객기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 전 대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대사관이 사용하는 '133' 번호판을 단 승용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VIP 통로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 전 대사는 후임 리룡남 대사가 이미 오래전에 활동을 시작했지만, 국경 봉쇄로 복귀하지 못하고 중국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고려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간 정확한 승객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여객기의 기종은 러시아산 Tu-204로, 최대 탑승 인원은 150명이다.
베이징의 한 북한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늘 여객기는 베이징으로 사람을 데려오는 게 아니라 국경 폐쇄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을 귀국시키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 관계자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수년간 해외에 발이 묶여 있던 사람들을 다시 집으로 데려가기 위한 특별 항공편"이라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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