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프리카에 곡물 무상지원 협상 마무리 단계"

입력 2023-08-23 02:51  

푸틴 "아프리카에 곡물 무상지원 협상 마무리 단계"
브릭스 정상회의 화상연설…"브릭스 내 식량·에너지 협력 강화"
정부회의선 인플레이션 통제 지시…"가용 수단 적극 사용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후 아프리카에 대한 곡물 무상지원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전달한 영상 연설을 통해 "나는 우리나라가 상업적으로, 또한 필요한 나라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아프리카 6개국에 2만5천~5만t의 곡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운송비 역시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우리나라는 또 한 번 대풍년을 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식량 공급국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를 세계 다수의 염원에 부응하는 기구라고 평가하고, 브릭스 틀 안에서 식량 및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브릭스에 대해 "우리는 평등과 협력 지원, 서로의 이익 존중에 대한 원칙에 기반해 협력한다. 그리고 이는 우리 기구의 미래지향적 전략적 과정의 본질"이라며 "이 같은 과정은 세계 사회의 주요 부분, 소위 세계 다수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세계 시장에 대한 안정적이고 중단 없는 에너지 및 식량 자원 공급 문제와 관련해 브릭스 내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를 포함해 믿을 수 있는 외국 파트너들을 상대로 운송 및 물류 흐름을 적극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의 객관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탈달러화 과정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면서 "브릭스 내에서 달러화 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는 28.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주식·통화·에너지·식량 시장에서 유례없이 심화하는 유동성,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브릭스가 직면한 난제로 꼽으면서 "이들 문제는 팬데믹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일부 국가의 무책임한 행동에 의해 야기됐다"고 비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화상 연설 이전에 열린 러시아 정부 회의를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TV로 방송된 연설을 통해 최근 루블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상황이 안정적이지만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시의적절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와 중앙은행이 가능한 수단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며 "비생산적이고 투기적인 수요를 억제하고 자본 유출을 통제하는 한편 금융 시장 주요 참가자의 행동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계속된 군비 및 공공 지출 증가, 에너지 수출 제재 등에 따라 루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한때 루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2루블을 넘었다. 이처럼 루블화 가치가 올해 들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재정 당국이 지난해 이후 다시금 자본 통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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