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렘린궁서 5㎞ 상업지구서 드론 폭발…공항도 일시 폐쇄"(종합)

입력 2023-08-23 10:49   수정 2023-08-23 17:15

"러 크렘린궁서 5㎞ 상업지구서 드론 폭발…공항도 일시 폐쇄"(종합)
'모스크바 시티' 지난달부터 세 차례 피습…우크라 드론 공격 잇따라
젤렌스키 "러 본토 공격 불가피"…미 국무부는 "드론 공격 권장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유철종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비즈니스 센터 '모스크바 시티'에 23일 새벽(현지시간) 또다시 드론(무인기)이 날아들어 건설 중이던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고 리아노보스티·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모스크바의 다른 지역도 무인기 공격을 받았으며 그 여파로 모스크바 인근 공항들의 운영도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본토 무인기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이날 2대의 무인기가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오다 요격됐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새벽 방공망이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의 모자이스코예 구역에서 무인기 1대를 격추했고, 두 번째 무인기는(모스크바 시내 비즈니스 센터) '모스크바 시티'에 건설 중인 건물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지 재난당국은 모스크바 시티에 지어지던 건물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시티는 크렘린궁에서 약 5㎞ 떨어진 비즈니스 센터로 20여층에서부터 100층이 넘는 여러 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센터엔 일부 정부 부처와 기업 사무실, 상가 등이 입주해 있다.
모스크바 시티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새벽 3시께 모스크바 시티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이후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모스크바 시티 외에도 시내 북쪽 힘키 지역과 앙가르스카야 거리, 북서쪽 보로틴스카야 거리, 미치노 지역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또 이날 드론 공격을 전후해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도모데도보, 브누코보 공항 등의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모스크바와 다른 도시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에선 지난 5월 크렘린궁을 겨냥한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모스크바 시티가 두차례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단지 내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창문들이 부서졌다.
뒤이어 이달 18일에도 방공시스템의 요격을 받은 무인기 파편이 모스크바 시티 근처 전시관인 '엑스포 센터'에 떨어져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뒤이어 전날에도 모스크바와 러시아 서부 지역이 4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지난 19일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까운 노브고로드주의 공군기지에 세워져 있던 전술·전략 폭격기 투폴례프(Tu)-22M3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완전히 불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도 드론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대부분의 경우 드론 공격 사실을 공식적으론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고 절대적으로 공정한 과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모스크바 드론 피습 소식이 알려진 뒤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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