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선물세트 기피 움직임 예의주시…재고 축적시 손실 우려
수산업계,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30만원 상향에도 "체감효과 적을 것"
방류 하루 앞두고 대형마트선 소금·미역 등 수산물 매출 급증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차민지 전성훈 기자 =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24일 시작됨에 따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 들어간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염수 이슈로 수산물 선물세트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할 경우 재고 축적으로 인한 손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체 상품으로 한우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일단 전복, 옥돔, 굴비 등을 중심으로 올 추석은 물론 내년 설까지 염두에 두고 수산물 선물세트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하지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 그대로 재고로 쌓여 손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유통업체들은 당장 대체 수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수산물 대신 육류나 과일류를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 일시적인 수급 장애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과일류는 폭염과 장마,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이 겹치며 수급 사정이 여의찮은 상항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만약을 대비해 단기에 한우 물량 추가 확보가 가능한지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세트 외에 일반 수산물 코너의 수요가 크게 줄지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활어 쪽이 적잖은 타격을 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여러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다방면으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업계도 수산물 소비 부진으로 추석 대목을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물용 굴비, 전복, 김 등의 판매가 많이 증가하는 추석 성수기를 앞뒀지만,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을 개정해 농·축·수산물의 명절 선물 가격 상한액을 30만원으로 높여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는데,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한 어민단체 관계자는 "전복, 굴비뿐 아니라 모든 수산물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선물 상한액 상향은 수산물과는 상관없는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청탁금지법 개정 조치에 오염수 방류라는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소비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
또 다른 수산업계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분석과 관계 없이 수산물 소비 침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피해 규모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수산물 매출이 급증하는 등 이상 동향도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체 소금 매출은 같은 요일인 지난해 8월 24일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멸치·미역·다시마 매출도 약 40∼50% 늘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루치 매출이라 사재기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다소 이례적인 매출 증가세인 것은 맞다"면서 "매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yna.co.kr
chacha@yna.co.kr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