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토론 대신 '온라인 대담' 트럼프 "바이든, 최악의 대통령"

입력 2023-08-24 13:44  

후보 토론 대신 '온라인 대담' 트럼프 "바이든, 최악의 대통령"
"지난 대선 조작돼" 거듭 주장…민주당·검찰 향해 "야만적 동물들" 비난
"북한과의 핵전쟁 내가 막아…러시아-우크라전도 쉽게 끝낼 수 있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밤(현지시간) 내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한 첫 후보토론에 나가지 않고 온라인 대담에 출연했다.
당내 경쟁자들의 질문의 예봉을 피하면서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과거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특히 그는 대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의 대담은 사전 녹화돼 23일 오후 8시 55분(미 동부시간 기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칼슨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이 대담은 보수 성향의 방송인 폭스뉴스가 중계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첫 경선 후보토론 시작보다 5분 먼저 게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먼저 이번 토론에 나가지 않은 이유로 자신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내 압도적 1위임을 과시하면서 "8명인지 10명인지, 몇 명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후보)들이 내게 소리를 지르면서 질문을 할 텐데, 내가 답변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모든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反)트럼프 노선을 내세우고 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을 "후보 자리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 등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약 45분간 이어진 대담의 상당 부분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자신을 형사 기소한 검사들을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
칼슨이 "당신에 대한 대규모 시위, 좌파의 조직적인 시위가 2번의 탄핵 시도로 이어졌고, 이제는 기소까지 했다"며 "그들이 당신을 죽이려고 할까 봐 걱정하느냐"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야만적인 동물들(savage animals)"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병든 사람들이고 우리나라를 증오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고 거듭 '선거 사기'를 주장하면서 "그들의 정책은 너무 나빠서 속임수를 쓰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가 국경 개방을 원하고 누가 높은 세금을 원하나?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수 없거나, 4시간 거리를 운전해야 하는데 1시간이나 30분 만에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를 누가 원하겠나?"라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전기차 지원 등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은 너무 나쁘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휴가 중 해변에서 촬영된 모습을 두고 "해변에서 의자를 들지 못하고, 의자까지 걸어갈 수도 없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모래 위를 걷지 못하는 마른 다리가 끔찍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해변은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다"라며 "그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아주 많이 얽혀 있는 끔찍한 전쟁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바이든은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깎아내렸다.
트럼프는 또 "나는 모든 국가 지도자를 알게 됐지만, 특히 큰 지도자들이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꼽았다.
그러면서 "내가 북한과 잘 지내서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두 번 만나 회의를 했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엄청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만약 힐러리가 집권했거나 오바마의 사고방식이 계속됐다면 핵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꼽았다.
그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백, 수천 명의 범죄자들을 잡아내서 자기 나라로 보낼 것"이라며 "내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합법적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국경을 단단히 봉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담은 첫 공개 당시 약 7천3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후 2시간 만에 9천100만여회를 넘어섰다.
칼슨은 대담에 앞서 "트럼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현재 공화당 경선에서 확실한 선두 주자이고,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트럼프가 케이블 뉴스보다 훨씬 더 많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대화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을 때, 우리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은 경쟁자들에게서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오는 동시에, TV 토론 중 불거질 수 있는 그의 형사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기 위해 토론에 불참하고 이런 방식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 밀접한 관계였지만, 최근에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도를 하지 않고 경쟁자들을 띄워주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폭스뉴스를 보이콧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칼슨은 미국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다가 지난 4월 해고된 뒤 'X'를 통해 자제 제작한 인터뷰 방송 등을 내보내고 있다.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칼슨의 대담 공개에 앞서 칼슨 계정의 예고 영상을 리트윗하며 "흥미롭다"고 띄워주기도 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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