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시도했다가 일일천하로 그친 지 2달만에 숨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망 당시 탑승한 비행기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주변에 추락, 프리고진을 포함한 탑승자 10명 전원이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프리고진이 타고 있던 중소형 제트기인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기종이 지난 20년간 운항하는 동안 단 한번의 사고만 기록했을 뿐이라고 짚었다.
게다가 해당 사고조차 기계적 고장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기종은 브라질의 항공우주업체 엠브라에르가 자사 모델인 ERJ-135를 기반으로 2002년 첫 취항한 제트 여객기이다. 총 13명의 승객을 태우고 5천650㎞ 거리를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8명 탑승시 6천390㎞를 날 수 있다.
엠브라에르 측은 이번 추락 사고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해당 기체가 2019년 국제 제재 대상에 오른 이후 관련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실시간 항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프리고진을 태운 이륙 후 아무런 문제의 징후가 없다가 갑자기 30초에 걸쳐 순항 고도 2만8천피트(약 8천534m)에서 갑자기 8천피트(2천438m) 가량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플라이트레이더24 측은 "비행기가 급격히 수직으로 하강했다"며 "어떤 일이 일어났든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영문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이날 해당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후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목격담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프리고진이 23일 바그너그룹 간부들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러시아로 향했으며, 이후 프리고진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제트기는 이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로 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제트기가 추락한 쿠젠키노 마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저에서 불과 50㎞ 떨어진 지역이었다고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지적했다.
전날 러시아 당국은 비행기 추락 사고 직후 승무원 3명을 포함한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추락 현장에서는 시신이 8구만 확인됐고 프리고진의 생사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항공 당국이 곧 "프리고진과 드미트리 우트킨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밝히며 사망을 사실상 확인했다. 우트킨은 프리고진의 최측근으로, 함께 바그너그룹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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