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병사들을 모집하기 위해 남자다움을 내세우거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최근 4개월간 러시아 국방부가 국영TV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벌이는 모병 캠페인을 살펴본 결과, 크렘린궁이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대의명분인 '서방의 반러 책동'은 부차적일 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당신은 남자가 아닌가요?"라는 자막까지 내보내는 등 남자다움을 강조하고 평균 이상의 봉급과 군 복무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계속 광고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병사 부인들이나 TV와 인터뷰한 다른 여성들의 목소리를 활용해 남성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또 러시아 국방부가 만든 영상 광고나 정규 TV 뉴스에서는 러시아에서 악명높은 관료주의적 번거로움과 무관하게 쉽게 입대신청서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고 NYT는 덧붙였다.
NYT는 러시아 국방부가 4월부터 개시한 온라인 모병 광고가 군 복무를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일반 시민이 첨단 장비를 갖춘 전사로 변신한 모습을 잠깐 보여준 뒤 "월급은 20만4천 루블(미화 약 2천 달러, 약 264만 원)부터"라는 현실적 내용의 자막으로 끝난다고 밝혔다.
대부분 국영인 러시아 TV 앵커나 리포터들은 단지 메시지 전달자가 아니라 스스로 명예로운 모병관처럼 행동하며 시청자들에게 입대 신청을 위한 단축번호 1-1-7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시 아침 방송에서는 기자가 지난해 참전했다 다친 니콜라이 카르펜코 씨와 인터뷰하면서 "이동식" 모병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NYT는 전했다.
카르펜코 씨는 "부상을 당했어도 군복무 계약 때 약속했던 봉급을 모두 받았다"고 말했고, 기자는 "덕분에 카프펜코 씨는 자신이 진정한 조국의 수호자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힘을 줘 말했다.
기자가 전한 것은 "그렇습니다. 누구나 다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당신을 돌볼 겁니다. 당신은 애국심을 보여주세요"라는 메시지였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국영TV가 뉴스 시간에 러시아 측 사상자 소식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러시아 국영TV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도 크렘린궁의 표현대로 '특수 군사작전' 또는 이 말의 러시아어 머리글자인 'S.V.O.'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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