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측 성명…中의 對중남미 영향력 우려한 美인사 발언 비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 코스타리카 정상이 내주에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코스타리카 내 중국 영향력 확대 움직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였다.
24일(현지시간) 라레푸블리카와 CR오이 등 코스타리카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주코스타리카 중국 대사관은 전날 '로라 리처드슨 미 남부사령관의 근거 없는 발언'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중국 대사관은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패권 유지를 위해 근거 없이 우리나라를 비방, 불신, 공격하고 있다"면서 "중남미 국가는 미국의 뒷마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코스타리카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한 980만 달러(130억원) 규모 지원안 발표차 지난 21일 산호세를 방문한 리처드슨 미 사령관이 "코스타리카 주요 인프라 구축에 중국이 깊숙이 관여하는 것에 대해 우려된다"는 지적을 겨냥한 것이다.
리처드슨 미 사령관은 항만 건설, 사이버 기술 투자, 우주 개발, 5세대(5G) 네트워크 구현 등 코스타리카를 포함한 중남미 내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와 관련, "궁극적으로 군사적 관점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 지역 국가와 국민은 자국 이익에 따라 협력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은 색깔론을 조장하면서 기술 패권을 남용해 사이버 공격과 도청을 구분 없이 수행함으로써 곳곳에서 대립과 분열을 선동한다"고 발끈했다.
특히 중국 대사관은 미국과 코스타리카의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된 날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혀 중국측이 미국과 코스타리카 정상회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전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29일) 백악관에서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협력 체제 구축, 민주주의 발전, 안전하고 질서 있는 이주 촉진, 지역 안보 문제 해결 등이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와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중국이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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