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위축·차익실현에 역부족…"아마존 비교하면 안 비싸" 의견도
'향후 6개월 주가하락' 35.9%로 증가…25일 파월 잭슨홀 연설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도 약화한 투자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날 마감 후 양호한 실적 발표에 따라 6.5%의 강한 상승세로 장을 열었으나 차익 실현 매물과 위축된 투자심리로 0.1% 상승에 그쳤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낸 데다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고, 월가에서도 수익 전망치를 상향했으나 결국 초반 급등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초 143.15달러에서 이날 471.63달러를 기록한 만큼 올해 들어 시가총액도 이미 3배 이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거의 1조2천억 달러에 달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미래 성장과 경쟁력을 고려하는 만큼 주가는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엔비디아의 현재 시가총액은 연 매출의 16배 이상인 아마존보다 10% 이상 낮다.
엔비디아는 AI 슈퍼 칩 분야에서 전례 없는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AMD는 7%가량 급락했고, 인텔도 4%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브로드컴도 2% 이상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여름 강세장 이후 약세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세 심리, 즉 향후 6개월 동안 주식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는 35.9%로 증가했다.
이는 주간으로는 11주 연속 31% 수준 아래에 머물다 처음으로 상승 전환한 것이다.
반면 향후 6개월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강세 심리는 32.3%로 하락했다.
WSJ은 이런 투자자 심리는 종종 역발상 지표(contrarian indicator)로 간주되기도 한다며, 약세 또는 강세 심리가 극단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조만간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25일 오전 10시 5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 5분)에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쏠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어떨 의견을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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