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하반기 정점 가격 대비 40% 이상 하락…공급 느는데 수요 줄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그간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꿋꿋이 고공행진하던 중국의 '기술 허브' 광둥성 선전시의 집값마저 부동산 시장 불안 확산에 떨어지고 있다.
2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광둥선 선전시 푸톈구 바이화 지역에서 85㎡ 복층 방 2개 주택의 가격은 735만 위안(약 13억4천만원)이었다. ㎡당 8만6천200위안(약 1천570만원)이다.
바이화 지역 주거지는 1985년 조성됐는데, 인근에 명문 학교가 밀집돼 선전시 최고의 학군으로 꼽힌다.
이 지역 기존 주택 가격은 2020년 하반기에 정점을 찍었다. 45㎡ 넓이의 소형 주택 가격은 당시 ㎡당 20만 위안(약 3천650만원)에 달했고, 그해 11월 85㎡ 넓이의 방 두 칸 집은 1천226만 위안(약 22억3천700만원·㎡당 2천620만원)에 거래됐다.
한 중개인은 "바이화 지역 학군 집값은 전체적으로 2017∼2018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2020년 정점을 기준으로 하면 기본적으로 40% 정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고 학군의 집값 급락은 선전 전체의 집값 하락세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라고 차이신은 전했다.
선전시 서부의 첸하이와 선전만, 바오안 중심구 등 집값이 높은 다른 지역에서도 올해 7월부터 다수의 고급 주택 거래가가 한창 가격이 치솟았을 때에 비해 40% 이상 떨어졌다는 것이다.
바오안 중심구 내 한 고급 주택 단지 내 방 4개짜리 주택의 최근 거래가는 1천20만 위안(약 18억6천만원)이었다.
이는 가격 상승이 절정이던 2021년 상반기보다 44% 정도 떨어진 것이자 선전시 당국이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발표했던 이 지역 기존 주택 참고가격(기준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다.
차이신에 따르면 선전시는 2021년 중국 최초로 단지별 주택 참고가격을 발표했는데, 최근까지 실제 거래가는 보통 참고가격의 2∼2.5배에서 형성됐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작년 상반기만 해도 실거래가가 참고가격보다 30∼70% 높았지만, 이제는 두 가격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선전 내 일부 실거래가는 참고가격을 밑돌고도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늘고 있다.
선전의 어느 부동산업체 고위 관계자는 인기 지역인 선전만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오르던 시기엔 소유주들이 집을 내놓기를 꺼렸기 때문에 매물도 100채 정도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500여채 수준으로 매물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은 대폭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중"이라며 "예년 선전의 기존 주택 거래율은 연간 5%대였으나, 최근 2년 사이에는 연간 거래율이 2%로 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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