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중국 당국에 양안(중국과 대만) 간 단체관광을 재개하자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25일 대만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양안 간 단체관광, 중국 국적 인사의 업무 목적 대만 방문, 제3지역(홍콩·마카오)에 있는 중국 여행객의 대만 방문 등을 재개하기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MAC는 양안 간 단체관광객은 '대등의 원칙'에 따라 매일 상호 방문자 수를 2천명으로 제한하지만, 중국 푸젠성과 대만 진먼섬·마쭈 열도 사이의 소삼통(小三通: 통항·교역·우편 왕래)을 통한 여행객은 별도로 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안 간 단체관광은 1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점진적인 방식으로 시행하고 1개월 뒤 정식 시행 여부와 일정은 중국 측의 반응을 지켜보며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안 간 관광객 방문 중단은 중국이 2020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2019년 8월부터 '양안 관계'를 이유로 본토 주민의 대만 자유여행을 금지하면서 시작됐다.
대만도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중국 여행객의 대만 방문을 일시 중단시키고 대만 단체 여행객의 중국 방문을 금지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봉쇄했던 국경을 올해 초부터 개방하면서 대만인의 중국 단체관광은 허용했지만, 중국인의 대만 단체관광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달 초 한국,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도 대만은 제외해 대만 측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이 내민 화해의 제스처에 중국 측이 어떻게 호응해 올지 주목된다.
잔즈훙 MAC 부주임위원은 양안 관광 재개와 관련, "대만 측이 구체적인 정책을 밝혔다면서 "그쪽(중국)이 긍정적인 회답을 한다면 교류가 바로 이뤄질 수 있다"며 긍정적인 회답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대만 매체들은 그럼에도 대만 측이 여러 차례 밝힌 '대등한 개방' 요구를 중국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양안의 단체 관광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만 관광업계는 반색하며 발 빠른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행업계의 관계자는 "비록 MAC의 발걸음이 늦었으나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대만 양대 항공사인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중국 항공편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화항공 측은 내달 22일부터 대만 쑹산과 중국 푸젠성 성도인 푸저우 간의 항공편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안 간 단체관광 외에 중국인의 업무 목적 대만 방문과 제3지역 거주 중국인의 대만 방문 등은 중국 측의 호응 여부와 무관하게 계획대로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