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공고화 촉매제 되나…'머그샷' 엑스 글 조회 1억4천만회 넘어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찍은 머그샷(mugshot·수용 기록부용 사진)을 앞세워 25일(현지시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머그샷을 바이든 정부의 선거 개입 및 정치 탄압의 결과로 포장하면서 2024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티셔츠 등 상품 판매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에 머그샷 사진을 올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의의 왜곡과 선거 개입"이라면서 "좌파들은 당신이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아웃사이더에게 투표하지 못하도록 겁주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갖고 사자 굴로 걸어갔다"면서 "가능하다면 백악관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을 쫓아내기 위해 기여를 해달라"면서 기부를 요청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에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도 머그샷을 올리고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트럼프 캠프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 홍보에 나섰다.
이 글은 미 동부시간 25일 0시10분에 1억4천63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이 공개되자 몇 분 뒤에 '속보: 머그샷'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지지자 등에게 보내 머그샷이 프린트된 티셔츠 판매 사실 등을 알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 이메일에서 "이 머그샷은 폭정에 맞선 미국 저항의 상징으로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홈페이지에서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는 이름을 단 티셔츠, 머그컵, 차량 스티커 등 머그샷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굴욕 사진'인 머그샷을 '인생 사진'처럼 마케팅하는 것은 기소 때마다 지지층이 오히려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고전한 이유로 '트럼프 책임론'이 지목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성 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연방 검찰 및 조지아주 검찰) 등의 혐의로 4차례나 기소됐으나 당내 지지율은 50% 안팎으로 고공 행진하는 상태다.
같은 이유로 '머그샷' 공개로 공화당 내 압도적 지지율이 더 견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그샷을 촬영하기 전인 23일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머그샷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머그샷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기숙사 방에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과 캠프가 머그샷 촬영 전부터 어떤 표정으로 찍을지 고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두에 앞서 참모진들이 머그샷에 대해 사전에 논의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성 추문 입막음용으로 기소됐을 당시 '가짜 머그샷'으로 티셔츠 등을 만들어 판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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