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대사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연일 주의 환기
일본인 피아니스트 행사 취소…日, 中에 잇단 항의 전화 대응 요구
(선양·도쿄=연합뉴스) 박종국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하는 가운데 중국 소재 일본 대사관과 영사관이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경계 태세 강화에 나섰다고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개시된 24일과 이튿날인 25일 연이어 일본어 홈페이지에 '주의 환기'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올렸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음을 언급하고 "일본인이 문제에 휘말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에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출할 때는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신중한 언동에 유의해 달라"며 "대사관을 방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대사관 주변 상황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부탁했다.
주홍콩 일본총영사관도 24∼25일 치안 정보를 확인하고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상세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개최할 예정이었던 일본인 피아니스트의 행사를 취소했다.
중국에서 처리수 방류에 대한 항의 활동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또 주중 일본대사관은 오염수 방류와 관계가 없는 일본의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중국 정부에 대응을 요구했다.
앞서 중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일본은 방사능 오염 위험을 외부로 전가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즉각 시정하고, '후쿠시마의 물'이 일본의 수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들도 "오염수 방류는 일본뿐 아니라 주변 국가 등 전 세계에 피해를 준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호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오염수 방류를 계기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본 정부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국유화한 2012년에도 격한 반일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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