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주최 '워싱턴 행진' 기념행사서 소수자 권리 향상 촉구
킹 목사 가족 "할아버지 꿈 실현 못 해 죄송…나라가 후퇴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60주년을 맞아 2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 수천명이 모여 흑인, 여성, 성소수자 등의 권익 향상을 촉구했다.
워싱턴 행진은 1963년 8월 28일 미국인 25만여명이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워싱턴DC에 집결한 행사로 인종과 피부색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1964년 민권법 제정에 주요 동력이 됐다.
인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설립한 전국행동네트워크(NAN)와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이 주최한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흑인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과 핍박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킹 목사가 60년 전 역사적인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한 링컨기념관 앞에 모여 "킹 목사의 꿈이 새로 위협받고 있으며 그의 노력의 과실이 위태롭다"고 선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행사에는 킹 목사의 장남 마틴 루서 킹 3세와 그의 아내 안드리아 워터스 킹, 손녀 욜란다 킹이 참석해 킹 목사의 꿈을 이루려면 할 일이 많다고 호소했다.
욜란다 킹은 "내가 오늘 할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다면 난 우리가 아직도 이 자리에 모여 할아버지의 일을 끝내고 할아버지의 숨겨진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다져야 하는 상황이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킹 3세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대신 후퇴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우리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이 매우 우려된다"며 "아버지는 아마 지금은 민주주의를 보존, 보호, 확대할 때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하원의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도 연단에 올라 "60년이 지나고 우리는 먼 길을 왔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면서 투표권, 생식권, 노동권, 성소수자 인권 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인종차별 철폐 외에도 "이민은 범죄가 아니다", "성소수자 가족들을 보호하라", "총기 폭력을 근절하자" 등 다양한 주장이 적힌 팻말을 들었으며 링컨기념관에서 킹 목사 기념관까지 행진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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