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중국이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지난 몇주간 중국 경제 관련 뉴스가 벅찰 정도로 쏟아졌다면서도 "현재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한 고객으로서의 역할은 제한적이며, 양국간 금융시스템의 미미한 연결 상태를 고려하면 미국에 대한 영향은 아마도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국익에 일부 이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중국의 향후 3년간 성장률이 이전보다 12.5% 줄어드는 경착륙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1989∼1991년 중국이 겪었던 경기 후퇴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내년 성장률이 0.1% 깎이는 데에 그쳤고, 2025년도 0.2% 감소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컨설팅 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리스크에 대해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향후 6개월간의 전망을 결정짓는 데에 있어서 주요한 요소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에는 미국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NYT는 짚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을 정점으로 미국의 소비 호황이 꺾였고, 이는 '세계의 공장' 중국에 타격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내수 진작에 나섰으나, 정작 소비를 자극하기 위한 안전망 프로그램 마련 등 조치는 부족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중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커지면 중국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재 가격이 낮아지고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완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수출 측면에서도 중국 비중이 7.5%에 불과하다.
다만 NYT는 "일반적인 무역 역학관계에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 경제는 각자 특정 관심분야를 지닌 수백만개의 회사들로 구성돼있다"며 "일부는 중국 경제가 휘청이는 데 대해 더 많은 걱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컨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현지 저가 모델과의 경쟁으로 판매량 감소세를 겪고 있고,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0%나 되는 애플은 중국 소비자 구매력 감소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2021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최근 디폴트 위기설이 나오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에 투자한 소수를 제외하면 부동산 리스크가 미국으로 옮겨올만한 연결고리가 없다고 NYT는 부연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레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금융위기가 전염될 수 있는 현실적인 통로가 없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중국이 채권시장을 교란할만한 시나리오는 없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경제위기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촉발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공격에 필요한 각종 자원을 고려하면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군사력 사용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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