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상승 바람직하지 않아…상승 심리 번지는 것 막아야"
"국토부도 전관 카르텔 우려…LH보다 고강도로 혁신"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주택 공급 축소로 가격이 급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국민들이 속단하지 않도록 미세조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특히 가급적 올해 목표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해 시장에 '공급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신호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고 청약 경쟁이 불붙는 조짐을 보이자 일종의 '구두 관리'부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2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에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주택 거래량이 대량이거나 장기 평균보다 높다면 집값 급변동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거래량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 장관은 "주택 정책에 있어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국토부가 가진 정책 수단과 관계부처와의 협력, 규제 혁신 등으로 공급 물량·시기를 조정하고, 공급이 차질 없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어떻게 내보낼지 집중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이 크게 줄었기에 이 추세대로 가면 연말 인허가 물량은 목표치에 미달할 수 있다는 게 원 장관의 판단이다.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 물량은 18만9천21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2% 줄었고, 착공은 9만2천490가구로 50.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오는 29일 주택공급 혁신위원회를 열어 주택공급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원 장관은 "심리적 요인과 시장의 수급, 미래 전망만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집값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작동하고 있고, 소득 상승 또는 본격적 경기 상승이 동반하지 않았기에 추격 매수가 대거 따라붙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원 장관은 "새로운 화살표 방향(집값 상승)이 나타난 것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면서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것 아니냐는 심리가 전반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대세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화살표 방향 자체를 꺾는 것은 정책 당국의 오만"이라며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철근 누락' 사태로 불거진 전관 문제에 대해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국토부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대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LH 등 공기업을 감독하는 데다 역시 전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토부에 대해 "더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대겠다"며 "도로, 철도, 항공, 한국철도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국토부와 산하기관에 스스로 매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LH에 대해 어떻게 체질 개선을 할 것인지 검토가 이미 많이 진행됐다"며 "강도 높은 자기수술 또는 외부수술을 통해 사업구조와 인력 재배치, 조직적 체질 개선이 매우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책임을 물어 GS건설[006360]에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조치를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선 "1등 기업이 이래선 안 된다, 정신 제대로 차려야 한다는 신호를 확실히 보낸 것"이라며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걱정하거나 과소평가해서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선 9월에 방문 예정이지만 시기는 유동
원 장관은 "초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가적인 원조와 차관, 재건사업 타당성 조사, 폴란드에서의 후방 기지 사업, 사업 컨소시엄을 짤 수 있는 인적·물적·제도적 기반 수립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년째 묶어둔 레미콘 믹서트럭 수를 2년 더 묶어두기로 한 국토부 결정에 대해선 "자영업(영업용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 조절을 한 것이지 레미콘 회사들이 직접 인원을 고용해 4대 보험을 지급하겠다고 하면 무제한으로 (증차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업계에서 아쉬워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일방적인 (레미콘 믹서트럭의) 카르텔이라고 하지 말고, 필요하면 자가용(직접 고용)을 늘리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