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원인 공방…당국 손배소에 전기회사 "전선 탓 아냐"

입력 2023-08-29 02:43   수정 2023-08-29 08:32

하와이 산불 원인 공방…당국 손배소에 전기회사 "전선 탓 아냐"
카운티 당국에 대해 "화재 조사 완료 전 성급한 소송 무책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하와이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마우이섬 산불의 원흉으로 지목된 데 반발하며 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와이안 일렉트릭 컴퍼니는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8일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분명하다"며 화재 원인을 자사의 탓으로 돌린 마우이 카운티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지난 8일 오전 6시 30분께 발생한 첫 화재는 강풍에 끊어진 전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마우이 카운티 소방서가 대응에 나서 오후 2시께 "완전히 진압됐다"고 선언한 뒤 현장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일 오후 3시 직전에 라하이나 중학교 인근 들판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라하이나로 들어가는 전선에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았으며 "당시 전기가 6시간 이상 끊긴 상태였다"고 하와이안 일렉트릭 측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일 오후 자사의 긴급 대응팀이 수리를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화재나 연기 또는 불씨를 발견하지 못했고, 직원들이 오후 3시 직전에 전원이 여전히 차단된 가운데 라하이나루나 도로에서 약 75야드(12.8m) 떨어진 중학교 인근 들판에서 작은 불이 나는 것을 목격해 즉시 911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오후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후에 발생한 두 번째 불이 라하이나 마을을 덮쳐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를 낸 화재로, 이는 자사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셸리 키무라 하와이안 일렉트릭 사장은 "마우이 카운티가 자체 조사를 완료하기도 전에 성급하게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놀라고 실망했다"며 "이 소송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법적 시스템 안에서 그날 일어난 일에 대해 마우이 카운티의 책임을 입증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하와이안 일렉트릭 컴퍼니의 모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스(HEI) 주가는 하와이 산불 발생 이후 70% 넘게 폭락했다가 반박 자료를 낸 다음 날인 28일 증시에서 40% 넘게 급등했다.
앞서 마우이 카운티 당국은 미 기상청(NWS)의 허리케인 적색경보가 있었는데도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 강풍에 끊긴 전선이 산불을 일으켰다며 지난 24일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7일까지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 수색은 99% 완료된 상태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5명이다. 재산 피해는 7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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