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속 외국자금은 이탈 지속…아시아 은행권 대출도 6년 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 당국이 가라앉는 자국 주식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연일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증권거래소가 28일 '창구 규제'를 통해 여러 대형 뮤추얼 펀드사에 자산 매각 제한 지침을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증권거래소는 국내 주식의 경우 하루 기준으로 구매한 것보다 더 많이 팔지 않도록 요청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상하이증권거래소 등은 이와 관련한 블룸버그통신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15년 만에 주식거래 인지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추가로 나왔다.
앞서 당국은 지난 27일 0.1%인 주식거래 인지세를 28일부터 절반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같은 날 기업공개(IPO) 속도 완화, 대주주 지분 축소 추가 규제, 증거금 인하 등의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주식 거래 비용을 인하하고 자사주 매입을 지원하며 장기 투자를 도입하는 내용의 증시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주식형 펀드의 개발을 촉진하고 증시 거래 시간의 연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이 연일 증시 부양책을 내놓는 것은 최근 경기 둔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현재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한 가운데 부동산 위기가 금융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와중에 최근 외국 자금이 계속 이탈하며 주가가 하락해왔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직접투자 채무액은 49억달러(약 6조4천8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7%나 감소했다. 직접투자 채무액은 신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를 나타낸다.
이번 주식 거래세 인하 효과도 오래 가지 않는 분위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관련 대책 발표 다음 날인 28일 장 초반 3% 이상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채 1.13% 상승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날 홍콩과 연계된 거래를 통해 82억위안(약 1조4천900억원)의 본토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랠리를 이용해 오히려 중국 투자자금을 회수한 셈이다.
한편,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은행 대출 규모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디케이트론 등 은행 대출 규모는 28일 현재 3천270억달러(약 43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으로 작년보다 28% 감소한 규모다.
로펌 화이트&케이스의 파트너인 유진 맨은 중국 경제의 미지근한 확장이 올해 은행 대출 감소의 주원인이라며 "중국 대출 시장은 서구 시장을 뒤흔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지 않았음에도 경제는 예상한 수준만큼 반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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