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지역 공격 받아…AP "개전 이래 최대 규모"
로이터 "프리고진 장례식 몇시간 뒤 공격 이뤄져"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윤종석 기자 = 30일 새벽(현지시간) 러시아가 대규모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 북서부 프스코프 지역의 공항에 공격용 드론이 날아와 군 수송기 4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에서 600㎞ 이상 떨어져 있다.
AP 통신도 러시아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 6개 지역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등에 따르면 프스코프 지역 공항이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모스크바 지역을 비롯해 오룔, 브랸스크, 랴잔, 칼루가 지역에서도 드론이 잇따라 격추됐다. 프스코프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뿐만 아니라 오룔이 위치한 오를로프, 프스코프, 브랸스크, 칼루가, 랴잔 지역에서 드론 공격이 보고됐다고 러시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하일 베데르니코프 프스코프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프스코프 공항에 드론 공격이 가해져 군이 퇴치 중"이라고 밝혔다.
프스코프 공항은 국제공항으로, 민군 공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러시아 공군의 주력 수송기인 일류신 II-76 4대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는 일류신 수송기 중 2대는 아예 폭발해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프스코프 공항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 장면을 보도했다. 공항 주변에는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으며 드론을 사격하려는 듯 총기 발사 소리도 들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인해 모스크바 서부 브누코보 공항 인근 상공도 한때 통제됐다.
프스코프 공항은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가까운 곳으로 우크라이나 국경과는 600㎞ 이상 떨어져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사이에는 러시아의 우방 벨라루스가 끼어 있다.
프스코프 지역에 대한 드론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5월에도 프스코프의 송유관 건물에 드론이 떨어져 건물이 폭발한 바 있다.
작년 10월에는 프스코프 베레드니키에 있는 공군 기지에서 정체불명의 특공요원이 폭발물을 터트려 러시아의 신형 공격용 헬기인 Ka-52 등이 파괴되기도 했다.
이번 드론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장례식 몇시간 뒤에 드론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으며 AP 통신은 18개월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영토에 대한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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