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대표, '이권 카르텔' 타파 위해 조직개편·구조조정 가능성
일단 '화합' 방점 두고 연말께 본격쇄신 전망 우세…신성장·요금제도 과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장기간 경영 공백과 각종 논란에 시달려온 KT[030200]가 '새 선장'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 김영섭 신임 대표는 KT 내부의 '고인 물'이나 정관계 출신 '낙하산'이 아닌 외부 전문경영인이란 점에서 일단 기대감이 크다.
KT 경영진 인선 파문의 발단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이권 카르텔' 비판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KT맨'이 아니면서도 관련 업계 경험이 풍부한 김 대표가 소방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메기 효과'를 통해 해묵은 KT의 관행과 구습, 비효율, 내부 카르텔 등을 하나둘 깨나갈 것이란 기대인 셈이다.
LG그룹 여러 계열사를 거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032640]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통신업계를 경험한 데다 2015년부터 7년간 LG CNS를 이끌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친숙하다.
외부 출신이면서도 정보통신 분야를 잘 알고 대기업 조직 관리에도 능숙하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과거 경영진의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 인적 쇄신과 구조 개혁에 우선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LG 시절 손꼽히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였던 만큼 취임 후 기업 체질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위한 쇄신을 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곧바로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하기보다는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과 업무를 먼저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선임 직후 "지난 3월 말부터 이어진 비상경영 상황에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5만8천여 명의 KT그룹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부를 향해 화합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보냈다.
KT는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에 나섰던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 의혹 등이 불거지며 경영 혼란은 물론 검찰 수사를 겪으며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따라서 반년 가까이 미뤄진 임원 인사와 꼭 필요한 조직 개편 작업부터 9월에 착수하고, 이르면 연말께 본격적으로 '김영섭표' 혁신의 칼날을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지 않고 주로 광화문 본사로 출근하면서 임원들로부터 직접 주요 현안을 보고받아 왔다.
주총 이틀 전 검찰이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며 '잔칫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했으나, 오히려 외부 출신인 김 대표의 쇄신 작업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통신 공룡' KT의 새 수장으로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곧바로 취임식을 열어 사내 구성원들에게 경영 비전을 밝힌다.
일감 몰아주기 등 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취임사에서 투명 경영 의지를 강조하면서 내부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전략 제시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대처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주가 부진에 뿔난 주주들의 불만을 고려하면 5G 요금제 하한선을 낮추기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여권의 비판과 검찰 수사에 직면한 상황에서 무작정 버티기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