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비리 세력 솎아내 '반부패' 드라이브 강화 의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사정당국이 '내부의 적'을 잇따라 솎아내면서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 의지를 확인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중국 최고 사정 기구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전날 하이난성 순시조의 전 조장 한타이광 등 5개 성·자치구의 사정 담당 간부 5명을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방의 사정 담당 간부 5명이 동시에 낙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기율감찰위는 지난 5월 중앙기율위 제13심사조사실의 1급 조사연구원 추이위난을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6월에는 중앙기율위 제2감독 검사실 부주임이자 1급 순시원인 류란을 부패 혐의로 솽카이(雙開·당적 박탈 및 공직 제명) 처분했다.
아울러 올해 지방의 기율감찰위 간부 4명도 중앙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했다.
현지 매체들은 기율감찰위가 내부의 적을 정조준한 것은 부패 척결을 위한 당국의 강력한 사정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부의 비리 세력과 결탁한 내부 부패 인사들을 솎아냄으로써 반부패 드라이브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반부패 운동을 펼쳐온 중국은 올해 들어 비리가 만연한 국영기업과 금융기관, 축구계, 의료계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에 나섰다.
중국축구협회가 전날 프로축구 슈퍼리그를 주관하는 중차오롄 유한공사 류쥔 회장이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는 등 작년 11월 리톄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축구계 거물 14명이 낙마했다.
또 올해 들어 공립병원 원장과 서기 184명이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오른 전·현직 중앙 고위 간부는 30명으로, 이미 작년 한 해 낙마한 전·현직 고위 간부 32명에 육박한다.
이 기간 조사를 받은 성(省)급 지방정부 간부는 340명으로, 400여 명이었던 작년 한 해 조사 대상 인원의 약 85%에 달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뇌물 공여죄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한 형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수뢰자는 물론 뇌물 제공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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