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한일미래대화 열려…日교수 "尹리더십 발휘해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30일 "북한에 대한 핵 억지가 실패할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이때 한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 이사장은 이날 주일 한국대사관과 일본재단법인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 공동 주최로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세미나 '2023 한일미래대화'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천 이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로 북한의 핵 사용과 위협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지만, 북한에 대한 핵 억지가 실패할 순간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이사장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와 양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로 핵·미사일 동향 탐지와 대비가 강화되고 미사일 요격 능력도 향상되면서 실질적으로 북한의 핵 사용·위협은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가속하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가진 제재와 인센티브(유인)의 레버리지(지렛대)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북한에 대한 억지는 평상시에는 잘 작동하지만, 김정은이 체제 생존을 위해 핵을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 순간이 오는데, 이때 억지가 실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대북 억지가 실패할 상황이 올 때 한일 간 안보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탐지해 탄도미사일로 이를 제거하고 놓치는 것은 한국과 일본에 떨어지기 전에 공중 요격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때 한일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됐을 때 북한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에 10분 내 도달해 파괴할 탄도미사일 전력이 필요한데 일본에서는 북한까지 크루즈 미사일이 1∼2시간 걸리지만 한국은 6∼7분 안에 도달한다"면서 한국이 탄도미사일 전력을 대폭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모든 미사일 기지를 감시하려면 많은 드론(무인기)과 수백개의 인공위성이 필요한데 특히 인공위성 확보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이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이사장은 또 "미국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거나 과잉 대응하는 등 중국에 함몰돼 북한에서 오는 실질적 위협을 소홀히 할 수 있는데 한국이나 일본 혼자서 설득하는 것보다 한일 양국이 협력해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도 말했다.
다른 참석자인 무라타 고지 도시샤대 정치학과 교수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었던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무라타 교수는 "동북아시아의 급속한 전략 환경 악화에서 한미일이 연결돼 3개국 리더가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특히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한일 간 화해와 동북아시아의 안정 의지가 도움이 됐다"며 "이것 없이는 한일과 한미일 간 안보협력이 이처럼 긍정적으로 안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은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북한과 중국 같은 수정주의 세력이 팽창하지 못하도록 세력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일본도 공동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 한일 협력에 대한 지지가 약하고 정권 교체에 따른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이 역사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동시에 해나가는 노력을 하면 정치적인 굴곡에도 현재 진전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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