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특별형사법원(SCC)이 엑스(X·옛 트위터)와 유튜브에서의 활동을 문제 삼아 해외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의 형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AP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사우디 특별형사법원은 교직에서 은퇴한 뒤 메카에 살던 무함마드 빈 나세르 알-감디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종교를 배신하고 사회안정을 해쳤으며 정부에 대해 음모를 꾸미고 사우디와 왕세자에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사형을 선고했다.
사우디 당국은 왜 알-감디를 특별히 주목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동생인 시드 빈 나세르 알-감디가 영국에서 활동하는 반정부인사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과거에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반체제인사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해 반체제 인사의 가족을 체포하는 방법을 동원하곤 했다고 AP는 설명했다.
동생인 사이드 빈 나세르 알-감디도 지난주 트윗을 통해 "당국이 나를 귀국시키려다 실패하자 나를 괴롭히려고 형에게 그릇된 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사법당국은 앞서 온라인상 발언을 문제 삼아 박사과정 학생인 살마 알-셰하브에게 27년 징역을 선고하는 등 최근 들어 정부 비판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건설 사업과 외교적 거래를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노력하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광범위한 권력 강화 노력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AP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등은 언론자유에 대한 탄압이자 인권유린이며 사우디를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AI) 연구원인 조이 시아는 사우디 법원이 단지 소셜미디어에 올린 평화적인 트윗을 문제 삼아 사형을 선고했다면서 사우디 당국의 탄압이 새로운 무시무시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 인권 단체 ALQST도 알-감디에 대한 사형선고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으며 트윗만으로도 죽을 수 있다는 끔찍한 메시지라면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우디 당국이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형집행국인 사우디는 지난해에 196건의 사형을 집행했다.
특히 지난해 3월 12일에는 무려 81명의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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