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지 "미·중 관계 진전, 중국의 국력 성장 때문"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3박4일 방중에 대해 실무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러몬도 장관의 방중에 대한 질문에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러몬도 장관과 회담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며 "중·미는 양국 상무부간 다층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경제 무역 분야에서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국 상무장관은 연 1회 이상 대면 회담을 하고 부부장(차관)급 및 사장(국장)급으로 구성된 그룹을 구성하며 수출입 통제 정보를 교환하기로 하는 등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양국 전문가들이 행정적인 허가 과정에서 기업 기밀 및 영업 비밀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논의도 진행키로 했다.
수 대변인은 "왕 부장과 러몬도 장관이 경제 무역 분야에 대해 합리적·실무적·심층적으로 교류했다"며 "중·미 소통 채널은 양국 경제 무역 문제에 대한 정상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경제 무역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양호한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 수출 통제, 반도체 정책, 양방향(상호) 투자 제한, 차별적 보조금, 중국 기업 제재 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러몬도, 성공적이고 생산적인 중국 방문 마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러몬도 장관이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양국 기업의 실용적인 협력을 지원하는 새로운 소통 채널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러몬도 장관이 리창 총리·허리펑 부총리·왕원타오 상무부장 등 경제라인 핵심 인사를 비롯해 후허핑 문화여유부장과 천지닝 상하이 당 서기 등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양국 경제 무역 관계에 긍정적인 진전이 이뤄졌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실었다.
허웨이원 중국세계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양국이 무역 현안을 다루는 대화 채널을 열기로 합의한 것에 주목하며 "양국이 경제 무역 관계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비록 차이는 있지만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훠젠궈 전 중국 세계무역기구(WTO) 연구회 회장은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이 아닌 협력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를 가져다준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부분 미국 기업이 이익을 냈고 많은 기업이 올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의 진전이 중국의 국력 성장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베이징 소재 정보통신소비연맹 샹리강 이사장은 "러몬도의 부드러운 어조는 중국이 과거처럼 수동적이지 않으며 완전한 디커플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하오민 중국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러몬도 장관 방중 기간 미국의 제재를 받는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것은 중국과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탄압이 실패했다는 증거이고, 미국이 중국의 기술 부상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웨이원 연구원은 "미국은 말로는 좋은 말을 하지만 나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행동하는 것을 봐야 한다"며 "중국이 필요할 때는 협력하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탄압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위샹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연구원도 "미국의 중국 봉쇄와 디커플링 전략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며 "한 번이나 몇 번 방문한다고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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