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난치성 피부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 난치성 장 질환인 염증성 장 질환(IBS)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질환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 또는 소장을 표적으로 오인해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이에 속한다. 소화기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 발생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조얼 겔펀드 교수 연구팀이 영국 전자 건강 기록 데이터베이스인 '건강 개선 네트워크'(HIN)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의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베이스 중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 40만9천431명과 아토피 피부염이 없는 소아 대조군, 아토피 피부염 성인 환자 62만5천83명과 아토피 피부염이 없는 성인 대조군 267만8천888명의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는 크론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74%,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심한 소아 환자는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 성인 환자는 증상의 중증도(severity)와 관계없이 아토피 피부염이 없는 성인 대조군보다 크론병 위험이 36%,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32% 각각 높았다.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도 염증성 장 질환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가벼운 그룹은 궤양성 대장염 발병률이 7∼8%로 대조군의 6∼9%와 별 차이가 없었으나,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중간 정도(moderate)인 그룹은 13∼23%, 중증인 그룹은 16∼41%로 증상이 심할수록 연관성이 높아졌다.
아토피 피부염이 염증성 장 질환과 이처럼 연관이 있는 이유는 두 질환이 유전적, 환경적 요인, 면역세포 활성화, 피부·장내 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아토피 피부염과 염증성 장 질환이 공통된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한편 치료법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피부의학(JAMA Derm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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