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1천억원어치…"자위능력에 필요한 장비·서비스"
초당적 합의 부각…'하나의 중국' 고수하는 中 또 자극할 듯
중국 "대만 문제는 내정…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이 통상 주권 국가에 적용되는 프로그램을 통한 대만에 대한 군사 장비 지원을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CNN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 국무부가 의회에 전달한 통지서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무부의 '외국 군사 자금 공급'(FMF·Foreign Military Financing)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에 8천만 달러(약 1천59억원) 규모 군사 장비를 이전하는 것을 승인했다.
FMF는 미 국무부가 관리하는 최대 규모의 군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당 지원을 받는 국가는 무상자금이나 대출 등을 이용해 각국 수요에 맞는 미국산 군사 장비를 사들일 수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8천만 달러는 미국 납세자들이 지불한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통과된 '대만 복원력 강화법'에 따라 2023∼2027년 대만에 군사 보조금 지원을 위해 연간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예산을 책정한 바 있다.
이번에 대만에 전달될 장비에는 항공·해안 방어 시스템, 탄도미사일 방위 시스템, 사이버 공격 방어 시스템, 무인기(드론), 군사 훈련, 개인 병사 보호 장비와 탄약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국무부는 통지서에서 "FMF는 합동·연합 방어 능력과 강화된 해상영역인식(MDA)·해양 안보 능력을 통해 대만의 자위 능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대만관계법과 우리의 오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미국은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방위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행정부가 마침내 대만에 FMF을 제공하면서 초당적 대만 복원력 강화법을 한 걸음 더 이행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해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대만은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분이고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대만과의 군사 관계를 중단하고 대만해협의 긴장을 만드는 것을 중단하며 독립 분열 세력을 지지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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