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부주석 방중…중국 대만담당 쑹타오 주임과 회동
(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의 총통 선거 무소속 출마 선언에도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유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메이리다오 전자보가 지난 25일과 28∼29일 20세 이상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라이 후보가 36.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19.1%로 2위,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18.3%로 3위였으며, 궈 창업자가 9.7%로 4위에 그쳤다.
우쯔자 메이리다오 전자보 회장은 전날 TV 시사 프로그램에서 지난 28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궈 창업자의 지지도가 출마를 전제로 한 최근 여론조사 지지도(10.5%) 보다 약 1%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우 회장은 궈 창업자가 출마 선언 이후 발생한 각종 의제에 대한 대응 미숙 등으로 인해 출마 선언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정치적 새내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궈 창업자 측의 정치적 대응이 계속 미숙하다면 그의 도전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궈 창업자가 정당 추천 후보가 아닌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총통 후보자 등록을 위해 오는 11월 2일까지 28만9천667명에 달하는 유효 연대 서명이 필요하다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공직인원선거파면법' 규정에 따르면 유효한 연대 서명 인원은 가장 최근에 이뤄진 2020년 총통 대선 선거 총인원(1천931만1천105명)의 1.5%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당 중앙위원회 기율심사위원회는 전날 각 지구당에 당원이 비당원인 선거 후보자의 선거 유세 지원, 연대 서명 등을 금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궈 창업자와 지지층이 겹치는 커원저 후보 측은 궈 창업자가 '치킨 게임'을 통해 야당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권 민진당은 전날 중앙상무위원회에서 당직자들에게 궈타이밍의 연대 서명에 대해 '조롱, 참여, 관여, 논평'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독립 성향의 민진당을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중국의 대만정책 실무 사령탑인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은 30일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국민당의 샤리옌(앤드루 샤) 부주석을 만났다.
쑹 주임과 샤 부주석의 만남은 지난 2월에 이어 6개월 만이다.
쑹 주임은 "대만 독립 분열세력은 외부 세력과 결탁해 독립을 도발하고 대만 동포들의 이익을 해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민진당을 겨냥한 뒤 "대만은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 두 개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 독립 반대를 바탕으로 국민당 등 대만 내 각계 인사들과 노력해 양안관계를 평화 발전으로 되돌리고 민족 부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샤 부주석은 "현재 양안 관계의 상황이 심각하다"며 "국민당은 대만 독립 반대라는 기존 정치 기반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중국이 국민당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대만 내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선거 승리를 도와 정권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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