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단 열차로 귀국…코로나 이전 정기노선보다 객차 많아
"본격적인 인적 왕래 대비 운송·방역 시스템 전반 점검하는 듯"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7개월간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중국을 오가는 버스와 항공기에 이어 여객열차 운행도 재개했다.
31일 단둥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현지시간) 북중 교역 거점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카자흐스탄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단이 여객열차를 타고 신의주로 넘어갔다,
북한 선수단은 지난 28일 카자흐스탄에서 베이징에 도착한 뒤 전날 저녁 베이징에서 열차에 탑승, 이날 오전 단둥에 도착한 뒤 북한행 열차로 갈아타고 귀국했다.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은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북한이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들은 신의주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일정 기간 격리한 뒤 평양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수단을 운송한 이 열차는 이날 아침 객차 5∼6량을 매달고 신의주에서 나왔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통상 객차당 운송 인원이 6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열차로 300∼400명이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버스 두 대에 나눠타고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건너온 북한 선수단 규모가 60∼7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날 운행한 북중 여객열차에는 선수단 이외에도 중국에서 거주하던 북한 인력도 대거 탑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베이징에서 단둥, 신의주를 거쳐 평양까지 운행하던 북중 국제열차의 객차가 통상 3∼4량이었던 것과 비교해 이날 운행한 열차의 운송 규모는 꽤 큰 편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북한 선수단이 단둥으로 나올 때처럼 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열차로 귀국했다"며 "더 많은 인력을 귀국시키기 위해 열차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여객열차 운행에 따라 북중 인적 왕래를 위한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이 재개됐다.
지난 16일 북한 선수단이 버스를 타고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넘어왔고,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단둥에서 북한 인력이 버스로 귀국했다.
또 지난 22일과 24일, 26일, 29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가 북한 주민들을 실어 귀국시켰다.
이를 두고 북중 간 본격적인 인적 왕래를 앞두고 북한이 운송·방역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중 간 본격적인 인적 왕래 재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8일 "북한이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중국 내 북한 전문 여행사는 "내년 4월에나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둥의 한 주민도 "북한 인력의 입출국이 잦아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국경 완전 개방 관련 움직임이나 소식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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