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월리스 "세계 더 불안정해질 것"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이끈 국방부 장관이 4년 만에 물러나고 후임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자신의 핵심 측근인 그랜트 섑스(54) 에너지안보부 장관을 임명했다.
섑스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1년여 만에 교통부, 산업부 등을 포함해 5번째 장관직을 맡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섑스 장관이 군 경력은 없지만 현 내각에서 언론 대응 능력이 좋은 인사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지난주 에너지안보 장관으로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서 대출보증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러시아 폭격 피해를 본 발전소를 둘러봤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집을 제공하는 정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 일정 중에 자기 집에 사는 난민 가족의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을 찾아보기도 했다.
벤 월리스(53) 전 국방부 장관은 수낵 총리에게 사임 서한을 보내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다음 총선에도 불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리스 장관은 이 서한에서 앞으로 10년간 세계가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본다며 국방비를 재량적 지출로 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9년 7월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때 임명됐으며, 리즈 트러스 전 총리를 거쳐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지켰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영국의 대응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얼마 전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서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에 감사를 표하는 게 좋다고 권하면서, "우리는 아마존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응 과정에 보수당 평당원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졌지만 지난해 두 차례 당 대표 선거에는 도전하지 않고, 각각 트러스와 존슨 전 총리를 지지했다.
월리스 장관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직에 도전하려고 했으나 미국 등의 반대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너지 안보부 장관에는 클레어 코치뉴 교육부 부장관이 임명됐다. 그는 수낵 총리가 재무부 장관일 때 특별 보좌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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