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에 대해 전략적 자주를 강조하며 양국 관계가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달 31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대(對)한국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는 내생적 동력과 필연적 논리가 있으며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전략적 자주를 강화하고 각종 역(逆)세계화 조작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저지하며 양국 각 분야 호혜협력을 심화해 양국 인민을 더 행복하게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특정 국가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대중국 견제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한국에 궤도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또 "중한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굳건히 지키고 우호협력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며 양국 인민의 상호 이해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외부 요인의 간섭을 방지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선을 긋지 않으며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가도록 추진해 지속 가능하고 강력하며 긴밀하게 협력하는 30년을 열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의 경제 무역 협력을 양국 관계의 '밸러스트 스톤'(배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싣는 돌)으로 비유하며 한중 협력 확대가 한국의 지속 가능한 번영과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최근 중국 북부 지역 홍수 피해에 대해 위로의 말을 건넨 뒤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동반자로, 올해는 한중 관계의 두 번째 30년을 시작하는 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한중 수교 이래 양국 관계가 이룬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한중관계를 중시하며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은 중국과 함께 긴밀한 고위급 왕래, 대화 소통, 인문교류 강화, 상호 인식개선,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적극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산업망과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디커플링을 할 의사가 없으며 '탈중국화'는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중국과 상호협력을 심화하고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하며 공동으로 지역경제 성장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은 이 밖에도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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