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도움 없이는 추가 지원 불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성역도시'(불체자 보호도시)를 표방하다 지난 1년 새 1만3천여 명의 중남미 출신 망명 희망자들을 떠안게 된 미국 시카고 시가 연방 당국에 "이들에게 노동허가서를 신속히 발급해달라"고 촉구했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47·민주)은 전날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58·민주)와 함께 회견을 열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연방정부가 이민 정책을 변경하거나 상당한 수준의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더는 새로운 이주민을 받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존슨 시장은 "작년 8월 31일 시카고에 첫 이민자 이송 버스가 도착한 이후 단기적 위기로 간주했던 문제가 장기적인 과제가 됐다"며 "장기적 성공을 보장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존슨 시장이 망명 희망자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지난 5월 취임 이래 처음"이라며 시카고는 급증한 망명 희망자 거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정치인들과 일부 기업인들은 미국의 호텔·외식업계, 제조, 건설, 헬스케어 분야가 일손 부족에 처해있는 점을 들어 바이든 행정부에 "망명 희망자들과 합법적 서류 없이 국경을 넘어온 불법 입국자들에게 주 정부가 노동 허가를 후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존슨 시장과 프리츠커 주지사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노동허가서 발급이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정부 지원에 덜 의존하게 만들고 공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서한에서 두 사람은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시가 작년 8월 31일부터 국경 지역에서 시카고로 이송된 1만3천여 망명희망자 지원을 위해 2억5천만 달러(약 3천300억 원) 이상을 썼다고 밝혔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시카고에 망명 희망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한 지 1년이 됐으나 이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며 "단기적인 인도주의적 임무에서 장기적인 위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뷴은 이민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통상적으로 노동허가서를 취득하는데 수개월 내지 1년 이상이 걸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민자 옹호단체 '미국 비즈니스 이민 연합'(ABIC) 측은 "망명희망자와 불법입국자들에게 신속한 노동허가서를 발급하는 데 대해 인디애나·유타·오클라호마 주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도 지지를 표했다"며 민주당만의 이슈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