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으로 1년 반 넘게 발 묶였다 대피길 올라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흑해 재봉쇄 이후 우크라이나가 개설한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이용한 세 번째와 네 번째 민간 선박이 우크라이나에서 흑해로 출항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라이베리아 국적의 '안나-테레사'호와 마샬 국적의 '오션 코티시'호 등 벌크선 2척이 피우데니 항에서 민간선박용 임시 항로로 출항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안나-테레사호와 오션 코티시호는 각각 5만6천t의 선철과 17만2천t의 철광석 정광을 실었다.
이들 선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22일과 2월 16일 해당 항구에 정박해 지금까지 발이 묶여 있었다. 이날 출항 후에는 동남쪽을 향해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가 항적 데이터를 추적해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흑해 봉쇄를 풀고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 22일 흑해곡물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는 자국 관련 협정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7월 17일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는 흑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에 경고사격을 하고 선박을 검사하는 등 흑해를 재봉쇄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항만에 대한 공습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항만을 공격하면서 흑해를 둘러싼 양국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자국 항만에 장기간 발이 묶인 선박을 대피시키기 위한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개설했으며, 지난달 16일과 27일 2척의 민간 선박이 해당 항로를 이용해 흑해를 빠져나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협정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오는 4일 양국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지만, 튀르키예가 원래 협정의 복원을 촉구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참여하지 않는 자국 위주의 새로운 협정 체결을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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