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력 부족분 충당 목적" 매각 요청…하원 이어 상원 주무위원회도 가결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 의회가 자국 내 독일산 전차 일부를 제조사 측에 되팔아달라는 독일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상원에 따르면 상원 안보정책위원회는 스위스군이 보유 중인 레오파트르2 전차 25대를 독일 군수업체인 라인메탈에 되파는 방안을 표결 끝에 승인했다.
연방하원 안보위원회는 지난 6월 동일한 사안을 가결한 바 있다.
이는 독일 정부가 지난 5월 스위스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 스위스군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전차를 되팔아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한 상황에서 국방 역량을 유지하려면 빈 전력을 메워야 한다는 게 독일이 스위스에 서한을 보낸 이유다.
당시 스위스 연방정부는 의회 승인이 있다면 일부 수량에 대해 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독일에 회신했다.
스위스군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전차는 230대이며 이 가운데 96대는 사실상 퇴역 상태다. 이 가운데 25대를 독일에 다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상·하원 주무위원회가 승인한 것이다.
레오파르트2는 스위스산 전차가 아니어서 중립국 스위스의 전쟁물자법에 직접적으로 저촉될 사안은 아니다.
스위스 전쟁물자법은 자국산 무기가 분쟁 지역으로 반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스위스제 무기를 수입한 나라에서 우크라이나로 해당 무기를 재수출할 길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지만 스위스는 거절해왔다.
만약 이번처럼 되팔기로 한 레오파르트2 전차를 수입국이 곧장 분쟁 지역으로 재수출한다면 스위스산 무기가 아니더라도 위법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스위스가 사실상 분쟁 당사국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측이 전차 매입 목적을 자국 보유용이라고 명시하면서 스위스 연방의회는 전차가 우크라이나로 재수출될 가능성을 쟁점으로 삼지 않았다.
연방의회 일각에서는 스위스 국방역량에 빈틈이 없어야 하는 만큼 퇴역한 전차이더라도 매각은 성급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다수는 전차 매각으로 인한 전력 공백이 없는 데다 외교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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