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암젠과 동의명령 합의"…약 묶어팔기 안 하기로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경쟁당국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던 미국 제약사 암젠의 호라이즌 테라퓨틱스(이하 호라이즌) 인수가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암젠의 호라이즌 인수 이후 시장 경쟁을 해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암젠과 동의 명령(consent order)에 합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동의명령제란 경쟁법 위반 사건에서 기업이 경쟁당국과 시정조치에 합의해 조기에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번 합의에 따라 FTC는 암젠의 호라이즌 인수를 막아달라며 6개 주 법원과 연방법원에 낸 소송을 모두 철회하기로 했다.
앞서 FTC는 지난 5월 암젠의 호라이즌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FTC는 278억달러(약 36조8천억원) 규모의 이번 인수가 제약 업계의 경쟁을 억누르고 현재 호라이즌이 보유한 2개 의약품에 대한 "독점적 지위가 더욱 굳어질" 위험이 있다고 소송 사유를 밝혔다.
특히 암젠이 보험사 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호라이즌의 갑상샘 안병증(안구 돌출과 염증 등을 동반하는 질환) 치료제 '테페자'와 통풍 치료제 '크라이스텍사'를 자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암젠은 이번 합의에서 테페자와 크라이스텍사를 자사 다른 제품과 묶어 팔지 않는 것은 물론 FTC가 우려하는 독점적 지위 공고화 전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헨리 리우 FTC 경쟁국장은 "제약 업계의 합병은 기업들이 배타적 리베이트 관행에 관여할 힘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필수 의약품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오늘 결의안은 이 같은 관행을 가능케 할 제약업계 합병을 FTC와 주 정부 관계당국이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FTC가 이례적으로 소송을 중도에 포기하고 사건을 조기 종결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FTC는 리나 칸 위원장 주도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 중단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패소해 비판받았다.
지난 2월에도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가상현실(VR) 피트니스 업체 '위딘'을 인수하는 것은 저지했다가 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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