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러시아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반체제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62)를 이른바 '외국 스파이'로 지목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1일(현지시간) 무라토프를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명단에 추가했다.
법무부는 "(무라토프가) 러시아 연방의 외교 및 국내 정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형성하는 의견을 전파하기 위해 외국 플랫폼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다른 나라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는 인물이나 단체를 외국 대리인(대행 기관)으로 지정해왔다.
러시아에서 이는 곧 간첩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외국 대리인으로 지목되면 행정적 제약이 강화되고 자금 출처를 공개하도록 강요받는다. 소셜미디어(SNS)나 출판물에도 자기가 외국 대리인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에게는 벌금이 부과된다.
무라토프가 외국 대리인으로 지목된 건 러시아 당국이 시민사회단체를 광범위하게 탄압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AFP 통신은 분석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한 뒤 1995년부터 편집장을 맡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왔다.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언론 매체는 극소수다.
2021년에는 독재에 맞선 공로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러시아 사법당국이 해산 명령을 내린 인권단체 '메모리알'의 공동의장인 올레크 오를로프를 변호하는 법률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따르면 현재 외국 대리인(대행 기관) 목록에는 무라토프를 포함해 모두 674명의 인물과 단체가 올라 있다.
러시아 당국은 특히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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