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도 원전해체 중단 요구 일축…"독일에서 원전은 '죽은 말'"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조깅을 하다 넘어져 부상을 입고, 주말 일정을 취소했다고 독일 ZDF방송 등이 전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숄츠 총리가 조깅을 하다 넘어져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면서 "당초 내달 8일 예정된 선거에 대비해 3일 헤센주 사회민주당(SPD) 선거유세를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유감스럽지만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명돼 내주 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숄츠 총리는 오는 5일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독일 'IAA 모빌리티 2023'의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다.
숄츠 총리는 아내와 정기적으로 조깅이나 조정, 트레킹을 즐긴다. 운동을 싫어하던 숄츠 총리는 아내를 만나고 운동을 즐기게 됐다며, 주 2∼3회 운동을 하고, 책을 열정적으로 많이 읽는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의 아내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는 1984년 함부르크 사민당 청년위원회에서 만나 39년째 같은 길을 가는 동지다.
한편, '탈원전'을 감행한 숄츠 총리는 주말 조깅에 나서기 전 독일라디오방송(DLF)과 한 인터뷰에서 최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녹색) 연립정부의 일원인 자민당과 야당의 원전 가동 재개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원전 재가동 논란과 관련해서는 총리로서 추가로 결정적 언급을 할 필요조차 없는 사안"이라며 "탈원전은 이미 법적으로 시행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에서 원자력은 '죽은 말'이나 다름없다"면서 "새 원전 건설을 하려면 15년간의 건설 기간이 필요하고 원전 1곳당 200억 유로(29조2천억원)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원내 비공개회의를 열고, 독일이 지난 4월 중순 마지막으로 가동을 중단한 3개 원전의 해체를 중단하라는 법안의 연방하원 제출에 대해 논의했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경제위원회도 원전 해체 중단과 전기료 인하를 촉구하면서 자민당에 힘을 실었다.
독일은 지난 4월 15일 자정을 기해 엠스란트, 네카베스트하임2, 이자르2 등 마지막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최종적으로 원전에서 손을 뗐다. 1961년 원전 가동을 시작한 지 62년 만이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